시한편의행복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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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다리는 해변의 겨울 풍경화
날짜 2008-12-13 09:41:31 조회 316 추천 0
안희선

기다리는 해변의 겨울 풍경화 / 안희선


차가운 바다 위에 먼 그리움처럼,
하얀 비가 내리는 날

낡은 옷자락을 여미고,
소나무 우거진 저녁 언덕에 기대이는
힘든 가슴이 있다

외로이 남겨진 모습은, 홀로 쓸쓸한 신음

멀리서 절규하던 바람이 불어와,
하루를 걱정하는 삶의 외딴 집 부근을 배회(徘徊)하다가
쏴-아 하는 흩날림이 되어 하늘 높이 솟구치고
내리던 비는 제 김에 하얗게 보풀어 흰 눈이 되노라면,
바다는 격정의 숨결을 기포(氣泡)에 담아
수평선으로 치닫는다

언제나, 함께 타기엔 너무 작았던 조각배는
오늘도 심술궂게
먼 곳에서 혼자 외로움의 닻을 내리고

때문에, 한 때의 아름다웠던 기억들은
세찬 파도에 깎이어 아파한다
서로 부둥켜안은 채
차라리 해변의 모래가 되어 누워버린다

품어왔던 사랑이란 아픈 신앙의 흔적 하나,
바닷가의 조약돌로 남기고

출렁이는 물결이 처-얼썩 바위를 때리면서
마지막 풍경화에 슬픔의 획(劃)을 그어갈 때에,
너의 붉은 입술이 남겨놓은 추억은
조용한 눈물로 얼룩진
수채화를 그린다

기다리는 해변의 겨울을 해마다
그렇게,
내 가슴에 그린다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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등록된 덧글 (2)건
안희선 2008-12-24 00:00:00
네... 문득, 겨울바다가 그리워지는 날입니다.
어느덧, 올해도 거의 다 흘러간 느낌이에요.
뜻 깊은 년말이 되시고...
밝아오는 2009년에는 바라시는 모든 일들이
원만.성취하심을 기원합니다.
비누 2008-12-14 00:00:00
음악과함께 시인님의 시 휴일 느껴봅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