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한편의행복
현재위치 > Home > 여행이야기 > 시한편의행복
이 겨울엔
날짜 2008-12-24 04:49:30 조회 284 추천 0
안희선


이 겨울엔 / 안희선





너무, 멀리 왔나 봅니다



세상이 날 밀어낸 만큼,

나는 나로 부터도

아주 많이 멀어진 것 같습니다



부끄럽게도 남의 땅에 사는 처지라,

늘 영혼이 흔들립니다

그래서 뿌리 없는 몸도 따라,

시름하니 아픈가 봅니다



한 때는

꿈을 노래하는 마음이 이정표(里程表)였는데,

지금은 희미한 윤곽만 남긴 채

그저 알량하니, 밥 먹고 살아가는 일만이

제일 거룩한 일처럼 되었습니다



그래서인지, 시라도 한 편 쓰려고 하면

가슴 깊은 곳에 또아리 튼, 심한 현기증만

모락 모락 하얗게 솟아 오릅니다

아득히 흘러간 건 세월인 줄 알았는데,

알고 보니 나였던 모양입니다



차가운 계절에 문득, 되돌아 보니

걸어온 길은 비록 나를 닮아 황량했지만,

베풀어 주신 정(情)으로 이따금 환했던 흔적도

절망의 아팠던 길 모퉁이마다 눈물겹게 비추입니다



오랜 세월, 빈 가슴에 그리도 많이 찢겨져

허공에 펄럭이는 그리움 하나,

바람에 실려 띄워 봅니다



혹여 바람이 전하는 소식, 받으시거든

포근한 햇살이나 한 줌 보내주소서



한 해의 막차에 실린

까마득한 외로운 잠 속에서나마,

그대처럼 따뜻하고 싶습니다



이 겨울엔,







덧글작성 : 권한없음
등록된 덧글 (1)건
이경자 2008-12-27 00:00:00
바쁘다는 핑계로 글쓰기가 소홀하였는데
희선님의 주옥같은 시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밤잠 더 줄여야 겠다는 생각입니다
요즘은 대부분 4-5 시간 자는데 더 줄이면 어찌하나??? ㅎ