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한편의행복
현재위치 > Home > 여행이야기 > 시한편의행복
22년 강원일보 신년특집 신춘문예 시 당선작
날짜 2022-01-21 06:22:14 조회 198 추천 0
이경자


  목다보         
 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/        송하담
 
 
 
아버지는 목수였다
 
 
 
팔뚝의 물관이 부풀어 오를 때마다 나무는 해저를
 
걷던 뿌리를 생각했다.말수 적은 아버지가 나무에
 
박히고 있었다.
 
 
 
나무와 나는 
 
 
 
수 만은 못질의 행방을 읽는다
 
 
 
콘크리트에 박히는 못의 환희를 떠올리면 불의 나라가
 
근처였다. 쇠못은 고달픈 공성의 날들. 당신의 여정을 기억한다
 
아버지 못은 나무못. 나무의 빈 곳을 나무로 채우는 일은
 
어린 내게 시시해 보였다. 뭉툭한 모서리가 버려진 나무들을
 
데려와 숲이 되었다. 당신은 나무의 깊은 풍경으로 걸어갔다.
 
내 콧수염이 무성해질 때까지 숲도 그렇게 무성해졌다.
 
누군가의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는 건 박히는 게 아니라
 
채우는 것. 빈 곳은 신의 거처였고 나의 씨앗이었다.
 
 
 
그는 한  손만으로 신을 옲가는 사람
 
 
 
나무는 노동을 노동이라 부르지 않는다.당신에겐 노동은
 
어려운 말. 그의 일은 산책처럼 낮은 곳의 이야기였다, 숲과
 
숲 사이 빈 곳을 채우기 위해 걷고 걸었다.
 
 
 
신은 죽어 나무에 깃들고
 
 
 
아버지는 죽어 신이 되었다
 
 
 
나무가 햇살을 키우고
 
 
 
나는 매일 신의 술어를 읽는다
 
목어처럼 해저를 걷는다
 
 
 
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
 p.s = 못다보는 나무와 나무사이를 나무못으로 끼우는 것
덧글작성 : 권한없음
등록된 덧글 (0)건